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팍! 두 번 눈을 감았다 뜨자 환해진 실내에 적응이 된다. 흑….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. 오라버니, 오라버니, 오라버니, 오라버니, 오라버니…! 용서하세요! 어리석은 희를, 용서하세요! 오라버니가 이 편지를 쓴 후에 내게 같이 떠나자고 한 것은, 이미 내가 오라버니를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. 어머님, 죄송해요. 어머님에겐 정말 감사하지만…, 경무 오라버니가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! 경무 오라버니를…, 사랑해요! 거기 누구…. 희…? 그 때, 맞은편에서 천유의 목소리가 들렸다. 내 흐느낌 소리가 들렸는 지 그가 한걸음에 달려와 내 어깨를 움켜쥐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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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, 청아가 이상했다. 처음에는 일부러 날 무시하는 거라고 생각했으나, 그것이 아니었다. 지가 뭔데 나보고 가라 마라야! 누구도 나한테 명령 같은 건 할 수 없다. 가고 싶으면 가고 말라고 해도 간다고! 그런데 일이 아주 재미있게 돌아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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각설하고 성하가 알면 사단이 날 상황. 본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내가 자기 형을 만난 것을 알면 그냥 넘어가지 않으리라. 원래부터 사이가 안 좋은 형제였지만, 성훈이 그 사악한 혀로 자신을 속여 1년 가까이 물먹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성하 는 틈이 날 때마다 주의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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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배를 돌려라. 배를 돌리지 않으면- 이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. 웃어. 청아야, 웃으라구. 신휴 오라버니가 얼마나 멋진데. 분명히 널 행복하게 해 줄 거야. 그러니까, 그렇게 금방이라도 사라질 사람처럼, 그런 표정 짓지마! 무슨 일이 있어도, 넌 행복해 져야 해. 꼭 행복해 져야 한다고…. 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! 하얗다 못해 창백한 나의 표정을 보며 천유가 나를 세게 끌어당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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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그렇게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하지 않아도 나도 더 이상 당신 얼굴 보기 싫어요. 내가 여기 온 건 아빠 심부름 때문이니까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요」 그리고선 서영을 빠르게 흘겨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. 줄리어스가 그녀를 보호하듯 옆으로 잡아당기자 서영은 마리아쯤이야 얼마든지 혼자서도 상대할 수 있다고 한마디하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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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명에 순응하는 것도, 자신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. 제프리 앨런은 여전히 미끈하고 사람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외모를 하고 있었다. 익숙지 않 은 도피생활의 흔적으로 피곤에 찌든 기색만 아니라면 그는 잘 나가는 월가의 여느 사업가 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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송악산의 차가운 들판에서 오라버니를 기다렸지만…, 오라버니는 끝내 오지 않았다. 「아니… 없었어」 부드러운 손길과는 정 반대의 단호한 대답에 서영은 소리내어 뛰는 심장 소리를 겨우 감추 었다. 그들은 한동안 키스를 나누느라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 구, 구해야 돼. …누구를? 누구를 구해야 하지? 난- 누구를 위해 칼을 들어야 하는 거지? 대체 누구를 위해- “이, 이…! 모두 나와라! 천유를 죽여라! 그 때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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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줄리어스, 달링. 당신이군요」 자신만만하고 섹시한 관능미를 한껏 자랑하는 녹색 드레스를 입은 눈 꼬리가 긴 미녀가 두 사람이 앉은 테이블 앞으로 뛰듯이 걸어왔다. 들어오는 순간 군중의 시선을 확 잡아 끌만큼 화려하고 세련된 전형적인 금발미인이었다. 이리 당신을 보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…, 당신을…, 사랑했습니다. 아버지가 엄청 바쁘셔. 못 오신다고 연락 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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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인이 정원을 지나 대문을 나섰을 때, 나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. 서희씨는?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. 가족얘기. 그녀는 할 말이 없다. 하지만 누구를 원망하리요. 애초에 저 새끼 말을 믿은 내가 미친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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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인 절대 안 된다는 거 내가 밀어붙인 거니까 괜한 애 잡지마. 사랑이 겁 많은 거 너도 알지? 지금 미쳤지? “그래, 네가 이렇게 나오는 거 이해해. 믿고 싶지 않겠지. 믿겨지지 않을 거야. 그래, 나도 내가 벌인 일이지만 지금도 얼떨떨해. 하지만 너니까 사랑일 포기했었지 딴 놈이었으면 어림도 없었다.” 지금 대체 무슨 소리야! “그래, 네가 소리지르는 거 다 이해한다니까. 물론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도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형의 일생일대 부탁 이다. 사랑이하고 사귀는 거 인정해줘. 너하곤 이미 끝났잖아.” 누가 그래? 걔랑 끝났다고. 걔가 그래? 아니야? 아니야! “그럼 이수안지 뭔지하고 같이 있었던 건 뭐야? 근처에 왔다 그냥 들른 거란 변명은 하지 마. 내가 여기 들렀을 때는 11시 가 넘은 시각이었어.” 빌어먹을, 아주 작정하고 오셨군. 지겨워. 손등으로 입을 닦고 거칠게 다그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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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얼굴에서 바닥으로, 다시 내 얼굴로 움직이던 형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. 앉아 있어요. 내가 금방 해 줄…. 경무에게 무슨 말을 한 거지? 그런 일이 좀 있었어요. 나 괜찮으니까… …이런 눈을 하고서 괜찮다고? 천유의 손이 눈물 자국이 남아 있는 나의 눈가를 어루만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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걸을 수 있어? 그, 그럼. 미심쩍다는 듯 명령을 한다. 나는 치마저고리의 흙을 턴 다음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. 왜? 몰라? 나는 코웃음을 치며 안경코를 들었다 놨다. 이럴 줄 알았으면 진짜 목 이기는 척하고 져주는건데. 지금처럼 인고 싶은 욕구-잠들기 전보다 눈을 뜨고 난 후가 훨씬 성적 충동이 강하다-가 참을 수 없이 밀려들 때는 여지없이 이런 후회를 한다. 실습 나간다고 다 선생 되는 것도 아니고, 졸업 후에는 어차피 머리 올려준 다음 집에 들어앉힐 텐데 지가 공부해서 시험 볼 시간이 어디 있겠어? 몇 번 떠어지고, 그러다 애 생기면 쪽팔려서라도 중간에 관두겠지. 물론 성질 같아서는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. 허나 돌아가는 판세를 보니 목소리로 밀어붙일 게 아니었다. 교생 실습 나간다고 할 때의 눈초리도 그렇고, 내 성질 알면서도 전화 한 통 안 하는 것도 그렇고 이만저만한 각오가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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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내가 무섭나? 대답해! 어째서 내게는 웃어주지 않느냔 말이다! 이거…, 헉…. 아. 정말로 숨을 쉬기가 곤란해 질 때쯤, 천유가 당황한 표정으로 얼른 손을 놓았다. 쿨럭 쿨럭, 그가 손을 놓자마자 기침이 터져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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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으로 초라한 몰골이 아닐 수 없다. 언제나 그랬듯 나는 그런 경무 오라버니에게서 고개를 돌려버렸다. 이제들 오는가? …여개였다. 나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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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매듭을 푼 것은 성하였다. 번쩍 나를 안아 올리더니 한달음에 안으로 들어간다. 문이 거칠게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. 예상대로 쌀가마니를 던지듯 성하가 침대에 나를 던진다. 속이 뒤집혔다. 가까스로 눈꺼풀을 들어올려 곁눈 질을 한 나는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뺐다. 사납게 재킷을 팽겨친 성하가 한 걸음, 한 걸음 거리를 좁히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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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아침 이슬이 걷히기도 전인 이른 아침, 언제나처럼 창문을 열고 하루의 시작을 준비하 던 알버트는 깜짝 놀라, 전 유럽에 그 고귀함과 당당한 품위로 명성이 자자한 윈스턴가의 제 25대 공작께서 단추도 제대로 채우지 않은 바지에 가운 차림으로 허둥대며 대리석 바닥 을 가로지르는 믿어지지 않는 장면을 지켜보았다. 목소리가 작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클 줄은 미처 몰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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